대구지역의 아파트 가격 침체가 시작되는 모양새입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연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뉴스가 신문사를 안 가리고 모든 곳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2022년 6월 예정된 정부의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대구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해제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한 수순입니다. 현재 미분양은 6,500세대가 넘었으니까요. 그러나 대구지역은 미분양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연평균 분양물량이 12,000세대 정도인데 2022년 입주물량은 19,398가구이며 2023년에는 32,819 가구가 입주합니다. 미분양이 안 생기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죠.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면 1순위 청약 문턱도 낮아지고 다주택자나 세대원의 청약도 허용됩니다. 분양권 전매도 자유로워지며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도 60% 제한,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규제도 완화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규제의 해제에 앞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군중의 기대심리가 쏠리면 별 쓸모가 있을까 싶습니다.
지금도 대구지역은 아파트 호가를 낮춰도 매수 문의가 거의 없습니다. 간혹 아주 낮은 가격의 급매만 거래가 있습니다.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차이는 너무 커서 중개사들이 어떻게 중간에서 가격 조정 자체가 안될 정도입니다. 이 단계가 지나면 일시에 급매가 나오게 되고 낮은 가격에라도 매도하기 위해 전체적인 가격이 낮아지는 단계가 옵니다. 대구 지역은 일명 '패닉매도' 물량이 나오기 직전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면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살펴보면 과연 누가 대구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보내는지 알수 있습니다. 서로의 입장에서 큰 그림을 그려보면 이 판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영화 '타짜'에서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이 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면, 바로 당신이 호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럼 정신 바짝 차리고 이해관계자별로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 무주택자 또는 1-2가구 실거주 주택 매수대기자
▶ 어차피 빠지고 있는 대구 포함한 지방 아파트 가격, 더 빠져서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 대구지역 투어 한번만 해보면 아파트 공사현장이 얼마나 많은지 놀랄 따름이다. 2023년에 경북 경산의 대임지구까지 대구 분양시장에 영향을 주면 2022년, 2023년 대구는 더 힘든 시가가 올 것이다.
▶ 이번 기회에 가격이 낮아지면, 팔아야 되는 내 아파트도 가격이 낮아지지만 거주여건이 더 나은 좋은 아파트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 이미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는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다고 올해 덮석 아파트를 사고 싶지는 않다. 아파트 가격변동에 대한 기대심리는 이미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쪽에 가 있다.
▶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어차피 지방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데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같이 굳이 떨어지는 아파트 가격을 지지해주기 위해 행동하는 정치권을 이해할 수 없다.
▶ 더 떨어지면 아파트 매수를 생각해 보겠다. 군중의 기대심리는 이런 것이다.
◆ 다주택자 또는 외지인(투자자)
▶ 대구는 이미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는 힘들어 보이므로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어 가격이 반짝 상승하면 오른 가격에 얼른 처분해야겠다.
▶ 금리도 오르고 양도소득세 중과도 1년 유예되었으니 조정관리지역이 해제되어 반짝 가격이 오르면 이번 기회가 아파트 처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언론에서 군불을 때고 있으니 곧 처분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 대구는 이제 더이상 오르기 힘들기 때문에 외지인으로서 굳이 대구에서 아파트를 매수할 이유가 없다. 있는 아파트는 고금리에 버티기도 힘들다 얼른 처분하고 대구를 떠야겠다.
▶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대로면 다주택 중에 경매로 넘어갈 물건이 하나씩 나올 수도 있다.
▶ 이 시점에 대구에 투자를???
◆ 건설사, 건축관련업체
▶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하면 2008-2010처럼 가격을 낮추어 밀어내기 해야 하니까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어 아파트 매수심리를 살려서 제 값 받고 처분해야 한다.
▶ 건설업체나 건축 관련 업체들의 재정상황이 악화된다고 언론에 협조를 얻어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분양하는 아파트는 제값을 받고 싶고 이후 분양 물량도 가격을 올려 분양하고 싶다.
▶ 건설산업 죽으면 대구 경제 박살 나서 다 같이 죽는다고 언론을 통해 선동해서 정책도, 대중심리도 가격을 부양하는 쪽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대구지역은 이미 2022년 1월~4월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0.6대 1에 불과합니다. 미분양 물량은 계속 쌓이고 있어 주택 건설업체는 분양대행사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합니다. 라온건설이 2022년 4월 분양한 대구지역 최고 지역인 수성구 '시지 라온프라이빗(207가구)'은 계약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자이 S&D도 마찬가지로 수성구 만촌동에 607가구를 분양했지만 84제곱미터 이외 2개 평형은 청약 미달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또한 2022년 4월에 분양한 수성구 파동의 수성센트레빌어반포레의 경우 308가구 모집에 고작 33명이 분양신청을 했습니다. 대구 수성구가 이러할진대 대구지역의 다른 곳은 볼 필요도 없겠죠.
제가 드리는 말씀은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면 안 된다'가 아니라 어차피 기대심리는 아파트 가격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으니 건전한 투자자라면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됐다고 해서 높은 매도호가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요.
현명한 투자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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