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 복지를 이유로 파업하는 기아자동차 노조의 주장을 살펴볼까요
한국의 기아자동차 직원의 복지와 그에 따른 파업에 대한 뉴스가 지면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는데요. 민간기업이 직원에게 어떤 복지를 어떻게 제공하는지가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기업이 그 때문에 무너지고 국가 경제를 흔들 위험을 초래하거나 또는 국가 세금이 투입되어 구제금융이라도 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을 듯해서 포스팅합니다.
기아자동차는 이번 노사간의 협상으로 기본급 인상분 외에 1인당 성과급을 2,000만 원 더 주는 내년도 임금협상안에 합의했지만 퇴직자의 차량 할인 혜택을 줄이는 단체협상안은 조합원 반대로 부결됐다고 합니다.
◆ 기아자동차 노사 교섭단의 잠정 합의안 내용
▶ 기본급 월 98,000원 인상
▶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 생산, 판매목표 달성 격려금 100%
▶ 품질브랜드 향상 특별 격려금 150만원
◆ 노사간 쟁점인 사항
▶ 사측 :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게 75세까지만 3년에 한번씩 차량 25% 할인 조건
▶ 노측 :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게 평생동안 2년에 한번씩 차량 30% 할인 조건
* 차량 할인 기간을 75세로는 부족하고 죽을 때까지 연장하자는 의미입니다.
퇴직자에게 평생, 2년에 한번씩 30%를 깎아주던 것을 75세까지, 3년에 한번씩 25%를 할인해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면서 재직자 혜택을 늘리려던 사측 방침이 벽에 부딪힌 것입니다. 싸게 사서 돈 남기고 중고로 팔고, 또 사서 돈 남기고 팔고... 이렇게 75세가 아닌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는 것이죠.
기아자동차의 경우,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80%가량이라고 합니다. 즉, 5,000만원짜리 차를 팔면 4,000만원 정도가 원가라는 의미입니다. 퇴직자들이 2년마다 3,500만원에 차량을 구입하면 회사는 건당 500만원의 손해를 보면서 차를 '갖다 바쳐야'하는 셈이 됩니다.
기아자동차의 좋은 시절이 끝나서 처절한 반성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은 비단 저뿐만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귀족노조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시점입니다.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야냥에도 끄떡없던 노조를 보면 이 정도 퇴직자 복지 요구는 별거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기아자동차 노조에 소위 '영감'들이 득세하나 봅니다. 현직자 복지도 아닌 퇴직자 복지를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과거 미국의 자동차 회사도 노조의 천국이었습니다. 특히 포드나 GM의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퇴직자와 퇴직자의 가족까지도 의료보험을 회사가 부담했습니다. 보통 의료보험료가 얼마 될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미국의 의료보험은 민간의료보험이라 보험료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기로 유명합니다. 당시 노조의 힘이 얼마나 강력했을지 상상이 됩니다.
그 후 일본산의 위세에 밀려 미국 자동차 산업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죠. 결국 노조는 당시 2007년 이후 3년간 기본급을 동결하고 퇴직자의 의료보험은 별도로 만들어 운용하기로 하고 노조의 파업도 그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미국 노조는 죽을 때까지 자동차 할인해서 사서 돈 남기고 파는 '짓'은 하지 않았나 봅니다.
비교를 위해 일본의 도요타의 경우를 살펴보면 퇴직자 차량 할인구매 따위의 혜택은 없습니다. 도요타의 2021년 직원 평균 연봉은 약 8,500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기아자동차의 2021년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100만원으로 경쟁사인 도요타보다 20% 가까이 높다고 합니다. 자동차의 수준은 비할 바가 아니지만 말입니다.
요즘같이 불황이 코앞에 와서 기업의 생존을 걱정하는 마당에 퇴직자의 복지혜택을 빌미로 파업을 일삼는 노조에 대해 사회적 비난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 경제가 침체의 기로에서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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