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상가 분양받고 공실인 투자자를 위한 조언
언론을 보면 아파트값, 주택값에 대한 분석과 논의는 많지만 상가에 대한 뉴스, 특히 신도시에 위치한 상가에 대한 뉴스가 없다는 점, 이상하지 않나요?
아파트 대비 상가는 층수나 상권에 따라 매우 가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일률적인 비교가 힘들다는 특징이 있지만 현재 주택보다 더 큰 문제는 상가입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상가의 공실에 대한 문제는 그저 불경기라는 포장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서민 투자자들의 눈물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는 개인 책임이기 때문에 국가 탓을 할 수도 없는 면도 있구요.
그러면 신도시 분양 상가의 공실문제를 짚어볼까 합니다.
서울, 수도권 할 것 없이 전국에 빈 상가는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닌데요. 상가가 이렇게 공실로 많이 남게 된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로, 신도시에서 상가 분양 시, 인구에 비해 분양상가의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신도시의 상가건축 시행사나 시공사 입장에서는 주택보다도 상가가 훨씬 남는 장사입니다. 평당 분양가에서 주택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니까요. 아파트는 많은 건축비가 들지만 상가는 토지가격을 제외하면 주택에 비하면 적은 건축비가 투입되지만 분양가격은 훨씬 비쌉니다.
토지가격이 비싸다는 분석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신도시 개발에서 상가 토지와 주택토지가 별도로 있나요. 그저 LH가 토지에 구획선만 그어서 상가토지, 주택토지를 구분한 것뿐이죠.
특히 혁신도시를 포함한 신도시인 경우, 신도시의 정주 인구보다 상가수가 매우 많은 곳, 비중이 높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과도한 상가분양비율은 LH와 건축 시행사, 시공사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되었는데요. 결국 이전에 아파트로 제법 솔솔한 이익을 보았던 부동산 개미 투자자들이 현재 많은 경우 상가투자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로, 오프라인 매장이 더 이상 예전처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현실 때문입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문이 안 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물품 보관을 위한 창고가 필요한 것이지 판매를 위한 매장이 더 이상 예전처럼 많이 필요한 시절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통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점차 대규모 유통으로 비용절감이 가능한 사람만 돈을 버는 구조로 재편될 겁니다.
또한 거기에 더해서 내수 소비심리가 최저점을 달리고 있고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을 잠식함에 따라 더욱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설 자리가 더더구나 없습니다.
셋째로, 고분양가 상가의 임대료를 시장 임대료 수준으로 낮출 수가 없습니다.
상가의 분양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에 수분양자의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은행 이자 이하로 낮춘다는 것은 손해를 보는 장사를 10년간 해야 한다는 것이고(계약갱신청구권의 10년 때문에), 상가는 수익을 역으로 계산해서 상가가치를 산정하기 때문에 은행이자보다 낮은 임차료로 임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어려운 선택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상가를 10억에 분양을 받은 경우, 은행 이자를 따져보면, 10억 * 0.05(5%) = 연간 5천만원(416만원/월)입니다. 즉, 월 416만원의 기회비용이 매몰되는 것인데요. 내수시장이 얼어붙은 시점에서 월 임차료를 416만원 부담(부가세 포함 시 456만원)할 수 있는 업종이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됩니다. 주변에 자영업하시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월 임차료가 456만원(부가세 포함)이면 어떤 업종이 생존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높은 가격으로 분양받은 상가가 공실이 지속되는 경우 투자자로서 어떠한 선택지가 있을까요?
첫째로, 현재 공실이더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살아날 수 있는 상권인지 확인한다.
살아날 상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데요. 그렇더라도 주변에 임차계약이 이루어져 상권이 형상이 되는 경우는 희망적입니다. 또는 이전에 반영되지 않았던 호재가 있다면 향후 여건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기대를 가지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혼자 결정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부동산 전문가를 통한 상담으로 조언을 얻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둘째로, 대출을 끼고 분양받았다면 불경기를 버티고 정상적인 상가수익을 올릴 때까지 기다린다.
이러한 불경기에는 현금흐름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다른 사업이나 근로소득으로 분양상가의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면서 버틸 수 있다면 이런 시기에는 버티는 능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필요하다면 아래의 셋째를 참고하여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로, 도저히 상가 임차인을 구할 수 없다면 상가 임차료를 대폭 낮추어서 관리비와 이자의 일부라도 확보한다.
상가 수분양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분양받은 가격을 현실적으로 고려한 적정 임차료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임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입니다. 상가임대차특별법에 따라 10년간의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이 있기 때문에 10년간은 속이 쓰리지만 그래도 상가를 버리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임차인을 구하고 일단 재정적으로 버티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넷째로, 대출이자와 원금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면 반값으로라도 청산을 한다.
최후의 선택인데요. 상가를 반값으로라도 처분하는 것입니다. 어느 경우에는 반값이라도 처분이 가능한 것을 다행으로 알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은 상가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반값으로라도 처분할 수 있다면 경매처리로 손해를 보고 처분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광역시의 신도시에서도 상가 경매가 진행되면 최저낙찰금액이 감정평가금액의 40%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도 다수 있습니다. 미리 처분해서 얼마만이라도 건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신도시 상가를 분양받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투자자의 고난의 행군 시절입니다. 성투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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