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 알파시티에 SK AI 데이터 센터 건립이 필요한가
SK그룹에 대구시 수성구 수성 알파시티에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고 합니다. 유불리를 떠나 대구시 수성구 노른자위 땅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대구 경제에 뭐 그리 대단한 일인지 살펴볼까 합니다.
SK그룹이 대구시 수성구 수성 알파시티에 8천억 원 규모의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 SK그룹 AI데이터 센터 건립공사
- 장소 : 대구시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내
- 완공 : 2025년 상반기 착공, 2027년 상반기 완공(예정)
- 면적 : 9천917㎡(3천평), 연면적 2만 9천700㎡(9천 평)
- 목적 : ABB(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데이터센터
대구시에서 평가하기로는 "SK 그룹의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 내 데이터센터 유치는 지역 데이터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 창출함과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구시가 공동 기획·추진 중인 '국가 디지털 혁신지구 조성' 예타사업의 성공에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말그대로 데이터 창고인데 여기에서 무슨 비지니스 기회가 창출되는지 모르겠네요. 더 살펴보겠습니다.
알파시티에 건립될 AI데이터센터는 고성능 AI 인프라를 활용, 기업 데이터를 수용해 저장·분석·연계한 고도화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데이터 센터를 굳이 알파시티 내에 위치할 필요가 있냐는 것인데요. 대구시에 장비 쿨링하기 좋은 유휴부지는 널렸는데 말입니다.
SK그룹이 추진중인 AI 데이터센터는 국가예산이나 지자체 예산 투입없이 전액 민간 자본 8천억 원으로 구축·운영되며, 총 수전량 40Mw, 부지 9천917㎡(3천 평), 연면적 2만 9천700㎡(9천 평) 규모로 건립된다고 합니다.
그 외 AI R&D센터와 AI창업교육센터도 함께 들어선다고 하네요. 대구시는 여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SK그룹의 대구시의 요구에 따른 구색맞추기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일단 R&D센터의 규모나 AI창업교육센터의 규모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데이터 센터를 운영할 기업은 SK C&C로서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국내외 IT관련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연간 2조 원의 매출액(2022년 말 기준)을 기록했습니다.
대구시에서는 이번 SK그룹과의 협약이 대기업 협업에 기반한 지역기업 디지털 동반성장의 대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하네요. 무엇이 디지털 동반성장인지 안타깝네요. 디지털 창고를 유치하는 것에서 고용이나 수익이 창출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데이터 창고인데 말입니다.
데이터 센터보다는 대기업이 없는 대구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기업유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구시에서는 젊은이들이 정착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대구시는 아직 위기의식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지방인재의 수도권 유출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할 묘수는 아직 멀어 보이네요.
데이터 센터에 대해 조금 살펴보면, 데이터센터는 '저인력'과 '온라인 연계'라는 장점 때문에 다른 시설과 달리 주변 지역의 조건이나 산업 연계를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더불어 데이터 센터는 규모에 비해 인프라가 거의 필요하지 않는 특징이 있죠. 물류의 이동이 없으니까요. 다른 말로는 대구시 동구 구석 어디에 지어도 상관없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다만 이번 데이터센터 유지로 대구시에 안정적인 세수, 건축에 따른 일시적인 경기 부양의 효과는 확실히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세수는 부동산관련 세금 외에는 별도 얼마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 센터가 유발하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합니다. 데이터 센터를 건축하려면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건 사실이지만 건축을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므로 지역의 건설사가 아닌 서울의 대형 건설사가 짓는 경우가 일반적이니까요.
데이터 센터 내부의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 또한 대부분 유명한 외산 장비를 대량 구매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지역의 벤더들에게 판매할 권한이 생길 확률도 낮습니다.
지역 고용 창출 효과도 낮은데, 기술 발전으로 인해 지어지는 데이터 센터들 상당수가 무인화되었기 때문에 소수의 인원만이 데이터 센터 운영을 위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게 되기 때문에 인력 유입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대구시 입장에서도 본사인 SK C&C가 데이터 센터 옆으로 이전하여 대구시에 법인세 등을 내지 않는 한 걷을 수 있는 세수라곤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외에는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데이터 센터의 경우 널널한 입지 조건 등의 이유로 지가가 싼 곳이 입지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의 노른자위 땅이라니... 대구시에서 혼자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해외에서는 데이터 센터를 님비시설(Not In My Back Yard)이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살펴보면,
- 크고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사실상 24시간 가동하면서 보안사항 및 위험요소가 있어서 주변에 접근하기도 힘들다.
- 시설은 매우 크지만 자동화 시스템으로 근무인원이 적어서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권이 전혀 형성되지 않는다.
- 소수의 전문기술직만 필요하므로 부근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안 된다.
-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크며 냉방시설로 인한 열섬 현상이 매우 심화된다.
대구시에서 야심차게 기획했는데 너무 찬물 뿌리는 것 같아 다소 미안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제발 실속 있는 계획으로 대구 경제를 일으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대구 수성구의 알파시티 빈 분양터를 채우는 것이 먼저가 아닐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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